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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6년 5월 11일

수술은 싫은데 허리디스크 통증이 심하다. 침치료는 어떨까?

김승민
의료 감수 김승민 원장

수술은 싫은데 허리디스크 통증이 심한 직장인 — 보존적 치료의 한 갈래로서 침치료의 자리

영상의학 검사실에서 받아 든 결과지. "L4-5 디스크 돌출"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의사 선생님은 지금 단계에서는 수술보다 보존적 치료가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해 주십니다. 일정 기간 경과를 보면서 통증과 신경 증상의 변화를 살피자고 하시지요.

진료실을 나오는 길, 마음은 묘하게 복잡합니다.

'그럼 이 통증은 어떻게 가라앉히지? 시간만 보내면 되는 걸까?'

수술이 꼭 필요한 시기가 따로 있고, 보존적 치료가 더 적합한 시기 또한 따로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 두 번째 시기에서 침치료를 비롯한 보존적 치료의 선택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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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가 통증의 전부가 아닐 때 — 보상 근육이 만드는 또 다른 통증

처음에는 디스크 자체가 통증의 원인입니다. 후방으로 밀려난 디스크가 신경뿌리를 자극하면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생기지요.

그런데 이 시간이 길어지면 통증의 지형이 조금씩 바뀝니다.

몸은 통증을 피하려고 자세와 움직임을 무의식적으로 바꿉니다. 한쪽으로 골반을 살짝 기울인 채 걷거나, 허리를 살짝 굽힌 자세로 오래 앉아 있게 되지요. 이런 자세가 며칠, 몇 주 이어지면 특정 근육군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보상 패턴이라고 부릅니다. 오래 앉아 일하시는 분들에게서 이 패턴이 특히 더 쉽게 굳어집니다.

만성화된 디스크 환자분들의 통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스크 자체가 만든 통증과 보상 근육이 만든 통증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존적 치료가 의미를 가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디스크의 자연 회복 시간을 벌어주는 동시에, 그 사이 굳어 있는 보상 근육층을 하나씩 풀어가는 것. 침치료의 자리도 이 두 번째 흐름 위에 있습니다.

침이 닿는 깊은 근육층의 위치와 역할

허리디스크 환자분들에게서 자주 굳어 있는 깊은 근육 세 곳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상근(Piriformis) — 엉덩이 깊은 곳에 자리한 작은 근육입니다. 그 바로 아래, 또는 사이를 좌골신경이 지나갑니다. 디스크 통증을 피하려고 한쪽 엉덩이로 몸의 무게를 더 싣는 습관이 길어지면, 이상근이 두꺼워지고 굳어지면서 좌골신경을 추가로 압박할 수 있습니다.

요방형근(Quadratus Lumborum) — 허리 옆쪽 깊은 곳에서 골반과 12번째 갈비뼈를 잇는 근육입니다. 한쪽으로 골반을 들어올리는 보상 자세에서 가장 먼저 긴장하는 자리이지요. 만성 허리 통증의 숨은 진원지로 자주 거론됩니다.

다열근(Multifidus) — 척추 분절 하나하나 사이에 자리한 가장 깊은 안정화 근육입니다. 디스크 손상이 있으면 다열근은 가장 먼저 약해지고 위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절 단위에서 척추를 잡아주는 역할이 흔들리면, 그만큼 디스크가 받는 부담은 더 커집니다.

이 세 근육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손으로 만져서 풀기에는 너무 깊다는 점이지요. 손가락이나 마사지 도구의 압력은 표층 근육인 광배근·둔근에서 대부분 흡수됩니다. 침은 이 층에 직접 닿을 수 있는 접근 방법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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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화된 디스크 통증, 침이 어떻게 천천히 풀어가는가

침치료의 작용은 한 가지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자리는 굳어진 근섬유 자체입니다. 침이 단단히 뭉친 근섬유 다발에 닿으면 국소적인 이완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반응이 반복되면 보상 패턴으로 굳어 있던 근육이 조금씩 본래 길이를 회복하는 경향이 있지요.

또 한 자리는 신경계 차원의 조절입니다. 침 자극은 척수 수준에서 통증 신호의 민감도를 낮추고, 자율신경의 균형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만성 통증으로 예민해진 통증 회로 자체를 누그러뜨리는 작용이 함께 일어나는 셈입니다.

이 두 흐름이 동시에 작동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보상 근육이 풀리면 골반과 척추 정렬이 조금씩 본래 자리에 가까워집니다. 정렬이 회복되면 디스크에 가해지던 비대칭 부하가 줄어듭니다. 부하가 줄어든 디스크는 자체적인 회복 시간을 가질 여유가 생기지요.

침치료가 단번에 디스크를 원상복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복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천천히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보존적 치료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 그리고 그 시간이 의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빨리 낫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오히려 천천히 가는 길이 결국 가장 빠른 길이 되기도 합니다. 한 주 한 주 쌓이는 작은 회복의 감각, 그것이 보존적 치료가 남기는 진짜 결과물입니다.

본 글은 한의학적 관점과 일반 건강 상식 및 지식을 소개하는 정보성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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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는데 보존적 치료를 권유받았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
A.디스크 돌출이 있더라도 신경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자연 회복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는 일정 기간 경과를 보면서 통증과 신경 증상의 변화를 살피는 접근을 권유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디스크 자체의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동시에, 통증으로 굳어진 주변 조직을 풀어가는 보존적 치료가 의미를 가집니다.
Q.디스크가 같은데 통증이 만성으로 가는 이유는 뭔가요? +
A.디스크 통증을 피하려고 몸이 자세와 움직임을 무의식적으로 바꾸면, 한쪽 골반과 허리 근육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보상 패턴이 며칠, 몇 주 이어지면 디스크 자체가 만든 통증과 보상 근육이 만든 통증이 섞이면서 통증이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침치료가 닿는 깊은 근육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A.허리디스크 환자분들에게서 자주 굳어 있는 깊은 근육으로는 엉덩이 깊은 곳의 이상근, 허리 옆쪽 깊은 곳의 요방형근, 척추 분절 사이의 다열근이 대표적입니다. 이 근육들은 손이나 마사지 도구로 직접 닿기 어려운 깊이에 있어, 침이 이 층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Q.침치료는 디스크 통증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나요? +
A.가장 직접적으로는 굳어진 근섬유에 침이 닿아 국소적 이완 반응을 유도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또한 척수 수준에서 통증 신호의 민감도를 낮추고 자율신경 균형에 영향을 주는 신경계 차원의 조절도 함께 보고됩니다. 이 두 흐름이 누적되면 보상 근육이 풀리고 척추 정렬과 디스크 부하가 점차 회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침치료를 받으면 디스크가 단번에 좋아지나요? +
A.침치료가 디스크를 단번에 원상복구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회복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천천히 만들어 가는 작업에 가까워, 한 주 한 주 누적되는 변화 속에서 통증과 움직임의 감각이 조금씩 달라지는 흐름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김승민

김승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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