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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칼럼 자율신경계 증상
블로그 2026년 4월 1일

[수면, 불면]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요

김승민
의료 감수 김승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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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피곤해서 누웠는데 오히려 잠이 안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뭔가 모르게 답답하기도 하고, 내 심장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고, 얼굴에는 약간의 열감도 있습니다.

분명히 피곤하고 자고 싶은데,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겨우 잠들어도, 뭔가 불편해서, 또는 작은 소리에 확 눈이 떠집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잠을 잔 듯 만 듯 하여, 몽롱한 정신으로 출근을 합니다.

일에 집중도 잘되지 않고 뭔가 멍한 느낌이 있고, 심할 때는 두통이 있기도 합니다.

이게 브레인 포그 증상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피곤한데 잠이 안 온다.

역시나 역설적이지만 분명히 그럴 때가 있습니다.

마감 시간에 쫓겨서 뭔가를 몰입해서 하게 되면 더 그런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허번불면(虛煩不眠) 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음이 부족하면 생리적인 열을 억누르지 못하고 병리적인 열이 발생하여 위로 뜨게 됩니다

흉부, 두부, 안면부 쪽으로 열이 몰려 갑갑하고 화끈하며 잠에 들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일시적으로나 만성적으로나 몸에 과부하가 걸려있는데 이것을 식혀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과부하에 걸린 상태가 '얼마나 심하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나'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작은 열이라도 오랫동안 지속되게 되면 몸에 있는 음을 말려 버립니다.

냄비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아무리 작은 불이라도 오랫동안 두게 되면 결국에는 전부 증발되고, 재만 남을 뿐이죠.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수면장애는 과로가 중요한 원인이지만, 과로가 얼마나 지속됐냐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음적인 기운(에너지)가 부족하여 열이 위로 뜨게 되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음을 채우는 것입니다.

즉, 일찍 자고, 충분히 자고, 밤에 자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며 인체가 다시 리듬을 찾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는 생활이 과연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잠을 참아가며 일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밤을 지새우며 육아를 해야 할 때도 있고, 먹는 둥 마는 둥 앞가림에 급급할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럴 때, 주로 즐겨 먹는 게 커피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커피 한 잔,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낙으로 삼았던 때가 있습니다.

커피는 과부하 된 우리의 몸에 일종의 연료를 넣어주는 것이라 봅니다.

문제는 음적인 기운을 채워주는 연료가 아니라 열을 더 띄워주는 연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깨어 있는 동안 신경 대사의 부산물로 아데노신을 축적합니다. 아데노신은 뇌의 수용체와 결합하여 각성 회로를 억제하고 수면 압력을 높입니다.

카페인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하여 아데노신이 쌓이지 않게 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하게 합니다. 그리고, 카페인은 멜라토닌 분비를 지연시켜 생체 리듬을 방해합니다.

즉, 커피는 인체의 음적인 에너지를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각성 상태에 이르게 함으로써 기존의 에너지를 더 태우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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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으로는 아무래도 디카페인 커피가 있겠습니다.

다음의 논문에서 잘 설명합니다

  • Rasaei B, et al. Simultaneous coffee caffeine intake and sleep deprivation alter glucose homeostasis in Iranian men: a randomized crossover trial. Asia Pac J Clin Nutr. 2016;25(4):729-739. PMID: 27702715. DOI: 10.6133/apjcn.092015.46

42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A카페인 커피, B디카페인(99.9%제거) 커피, C생수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RCT를 진행하였습니다. n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디카페인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의미가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카페인 커피를 마신 그룹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그룹보다 공복 인슐린, 식후 혈당, 인슐린이 유의하게 높았고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생수와 유사한 수준이었습니다.

수면이 부족한 직장인이 커피를 마시게 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짐과 동시에 혈당 불안정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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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녹차는 어떨까요?

커피의 대안으로 항상 제시되지만 늘 의문점이 있습니다.

'녹차도 카페인이 있다는데....'

하지만 녹차에는 커피에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L-테아닌이라는 성분입니다.

이 성분은 카페인과 반대로 작용합니다. 카페인이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든다면 테아닌은 뇌를 이완 상태로 만듭니다.

뇌의 알파파를 증사 시켜 명상 상태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고, 코르티솔 분비를 낮추어 교감신경의 항진을 누그러뜨립니다.

정리하자면, 커피와 녹차 모두 뇌를 깨우나, 커피는 각성 상태로 만들고, 녹차는 이완 상태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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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lman A, et al. The effects of L-theanine consumption on sleep outcom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leep Med Rev. 2025;81:102076. PMID: 40056718. DOI: 10.1016/j.smrv.2025.102076

19편의 RCT(총 897명)를 분석한 최신 메타 분석 연구입니다. n수가 크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L-테아닌 섭취는 입면 시간 단축, 낮 기능 저하 개선, 전반적 수면의 질 향상 모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하루 200~450mg 용량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면 지지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녹차 한 잔에 약 20~50mg의 테아닌이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녹차는 여러 잔을 마시거나, 고농도일수록 이완 효과가 강해지며, 이것이 커피의 카페인과 다른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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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홍차와 보이차는 어떨까요??

녹차, 홍차, 보이차는 같은 식물의 잎이지만 산화와 발효의 차이가 있습니다. 홍차는 잎을 완전히 산화시키면서 테아닌이 많이 분해되고, 보이차는 여기에 발효까지 더해져 대부분의 테아닌이 사라집니다.

즉, 녹차는 카페인과 테아닌이 균형을 이루어 같이 존재하고,

홍차와 보이차는 카페인은 남아 있는데 테아닌이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커피를 줄이기 위해, 수면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보이차를 드시는 것은 생각보다 원하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허번불면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는 허번불면의 상태인데 이때의 핵심은 위로 뜬 열입니다. 과열이 된 라디에이터를 식혀 줘야 합니다. 엔진을 끄고, 바람이 통하게 하고, 무언가를 더 하는 것이 아니라 식도록 놔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람도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열이 떠서 잠이 오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식혀줘야 합니다.

바람을 쐬고, 햇빛을 받고, 낮에 눈을 뜨고, 어두워지면 불을 끄고 잠이 오는 차분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교정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수면 장애가 오래되지 않았고,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면 약간의 관심과 노력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열이 뜨는 게 오래되어 음적인 기운을 깎아 먹는 상황까지 갔다면, 회복이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한약으로 음허를 보충하고 케어를 하면 회복이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으로 환기구를 열고, 한약으로 냉각수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지만,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식히는 것이 정답인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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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Rasaei B, et al. Simultaneous coffee caffeine intake and sleep deprivation alter glucose homeostasis in Iranian men: a randomized crossover trial. Asia Pac J Clin Nutr. 2016;25(4):729-739. PMID: 27702715. DOI: 10.6133/apjcn.092015.46
  • Bulman A, et al. The effects of L-theanine consumption on sleep outcom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leep Med Rev. 2025;81:102076. PMID: 40056718. DOI: 10.1016/j.smrv.2025.10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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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민

김승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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